채권 투자 기초 — 국채·회사채 사는 법과 금리 관계

주식만 계속 사고 있다면, 계좌 전체가 한쪽으로 크게 쏠려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주가가 오를 때는 괜찮지만, 시장이 흔들리면 계좌 전체가 함께 출렁입니다. 이럴 때 균형을 잡아 주는 대표적인 자산이 채권입니다. 채권 투자는 주식보다 덜 알려져 있지만, 원리만 알면 초보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채권 투자 기초를 처음부터 차근차근 설명합니다. 채권이 무엇인지, 금리가 오르내릴 때 채권 가격이 왜 반대로 움직이는지, 국채와 회사채는 어떻게 사는지, 세금은 어떻게 붙는지를 쉬운 예시로 풀어 드립니다.
이 글은 제도와 원리를 설명하는 글이며, 특정 채권이나 상품을 사라고 권하는 글이 아닙니다. 어떤 자산에 얼마나 투자할지는 읽는 분 스스로 판단하시기 바랍니다.
목차
- 1. 채권이란? 채권 투자 기초 개념 3가지
- 2. 금리와 채권 가격이 반대로 움직이는 이유 2가지 예시
- 3. 국채 사는 법 3가지
- 4. 회사채 사는 법과 신용등급 확인 3단계
- 5. 직접 투자 vs 채권형 ETF·펀드 차이 2가지
- 6. 채권 투자 세금 2가지 — 이자와 매매차익
- 7. 채권 투자 시 주의할 점 5가지
1. 채권이란? 채권 투자 기초 개념 3가지
개념 1. 채권은 ‘차용증서’입니다.
정부나 회사가 돈이 필요할 때, 사람들에게 돈을 빌리면서 써 주는 약속 문서가 채권입니다. 친구에게 돈을 빌리며 “언제까지 갚고, 그동안 이자를 얼마 줄게”라고 적어 주는 차용증과 비슷합니다. 채권을 사는 사람은 돈을 빌려주는 사람, 즉 ‘채권자’가 됩니다.
개념 2. 이자와 만기가 정해져 있습니다.
채권에는 처음부터 몇 가지 숫자가 적혀 있습니다. 돌려받을 원금인 ‘액면가’, 1년에 받을 이자의 비율인 ‘표면금리’, 원금을 돌려받는 날인 ‘만기’입니다. 예를 들어 액면가 1만원, 표면금리 3%, 만기 3년인 채권이라면 3년 동안 해마다 300원씩 이자를 받고, 3년 뒤 1만원을 돌려받습니다.
이 점이 주식과 가장 크게 다릅니다. 주식은 회사의 주인 몫 일부를 사는 것이라서, 회사가 잘되면 크게 벌 수도 있고 잘못되면 크게 잃을 수도 있습니다. 채권은 돈을 빌려준 것이라서, 빌린 곳이 망하지만 않으면 약속된 이자와 원금을 받습니다. 그래서 채권은 보통 주식보다 가격 변동이 작은 자산으로 분류됩니다.
개념 3. 누가 발행했는지에 따라 이름이 다릅니다.
나라가 발행하면 국채, 지방자치단체가 발행하면 지방채, 한국전력 같은 공공기관이 발행하면 특수채, 일반 회사가 발행하면 회사채입니다. 돈을 빌리는 곳이 믿을 만할수록 이자는 낮고, 믿음이 덜 갈수록 사람들을 모으기 위해 이자를 더 높게 줘야 합니다.
그렇다면 채권 투자는 왜 필요할까요? 주식과 채권은 서로 다르게 움직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경기가 나빠져 주가가 떨어질 때는 중앙은행이 금리를 내리는 일이 많고, 그러면 다음 섹션에서 설명할 원리에 따라 채권 가격이 오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항상 그런 것은 아니고, 주식과 채권이 함께 떨어지는 해도 있습니다. 그래도 성격이 다른 두 자산을 함께 가지고 있으면, 한쪽이 크게 떨어질 때 다른 쪽이 충격을 줄여 줄 수 있습니다. 이렇게 돈을 여러 종류의 자산에 나눠 담는 것을 ‘자산배분’이라고 부릅니다.
2. 금리와 채권 가격이 반대로 움직이는 이유 2가지 예시
채권 투자를 공부할 때 가장 헷갈리는 부분이 이것입니다. 시장 금리가 오르면 이미 나와 있는 채권의 가격은 내려가고, 금리가 내리면 가격은 올라갑니다. 두 가지 예시로 풀어 보겠습니다.
예시 1. 금리가 오를 때
내가 1년에 이자 300원을 주는 표면금리 3% 채권을 가지고 있다고 해 봅시다. 그런데 시장 금리가 올라, 새로 나오는 채권은 같은 1만원에 이자 500원을 준다고 합니다. 이제 누가 내 채권을 1만원 그대로 사려고 할까요? 아무도 사지 않습니다. 팔려면 가격을 1만원보다 낮춰야 합니다. 싸게 사면 이자는 같아도 들인 돈에 비해 받는 이자 비율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예시 2. 금리가 내릴 때
반대로 새 채권의 이자가 100원으로 줄었다면, 여전히 300원을 주는 내 채권은 인기 상품이 됩니다. 사려는 사람이 몰리니 1만원보다 비싸게 팔 수 있습니다.
여기서 하나 더 알아 두면 좋은 점이 있습니다. 만기가 길수록 금리 변화에 가격이 더 크게 움직입니다. 낮은 이자를 받아야 하는 기간이 길수록 그만큼 손해가 커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10년, 20년짜리 장기 채권은 가격 오르내림이 1~3년짜리보다 훨씬 큽니다.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년에 8번 열리는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정합니다. 최신 기준금리와 회의 일정은 한국은행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3. 국채 사는 법 3가지
국채는 나라가 직접 발행하기 때문에, 채권 중에서 약속을 못 지킬 위험이 가장 낮은 편입니다. 개인이 국채에 투자하는 방법은 크게 3가지입니다.
방법 1. 증권사 앱에서 장내 국채 사기
대부분의 증권사 앱에는 ‘채권’ 메뉴가 있습니다. 여기서 거래소에 상장된 국고채 등을 주식처럼 가격(호가)을 보고 사고팔 수 있습니다. 소액으로도 살 수 있어 처음 채권 투자를 경험해 보기 좋습니다. 다만 종목마다 거래량이 다르니, 사고팔기 쉬운지 먼저 확인하세요.
방법 2. 개인투자용 국채 청약하기
개인투자용 국채는 개인이 오래 모을 수 있도록 2024년에 새로 만든 국채입니다. 매달 정해진 기간에 청약을 받고, 판매를 맡은 증권사에 전용 계좌를 만들어 신청합니다. 최소 10만원부터 신청할 수 있고, 1년에 1인당 2억원까지 살 수 있습니다.
만기가 5년 이상인 상품을 만기까지 가지고 있으면, 표면금리에 더해 주는 ‘가산금리’와 복리 이자를 받고, 이자에 분리과세 혜택도 받습니다. 분리과세는 이자를 다른 소득과 합치지 않고 따로 정해진 세율로 끝내는 방식입니다. 이 혜택은 2027년 12월 31일까지 산 금액 중 1인당 2억원 한도 안에서 적용됩니다.
대신 중간에 되팔면(중도환매) 원금과 기본 이자는 받지만 가산금리, 복리, 분리과세 혜택은 사라집니다. 판매 증권사와 조건은 바뀔 수 있으니, 청약 전에 기획재정부 국채시장 누리집이나 판매 증권사의 그달 공고를 꼭 확인하세요.
방법 3. 국채 ETF나 펀드로 간접 투자하기
개별 국채를 고르기 어렵다면, 여러 국채를 한꺼번에 담은 ETF나 펀드를 살 수 있습니다. 자세한 차이는 5번에서 설명합니다. 참고로 장내 국채와 국채 ETF는 중개형 ISA 계좌 안에서도 살 수 있어, 이자에 대한 세금 혜택을 함께 챙길 수 있습니다.
4. 회사채 사는 법과 신용등급 확인 3단계
회사채는 보통 국채보다 이자를 더 주지만, 회사가 돈을 갚지 못할 위험, 즉 ‘신용위험’이 있습니다. 그래서 회사채 투자는 아래 3단계로 확인하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1단계. 신용등급을 확인합니다.
신용등급은 신용평가회사가 “이 회사가 돈을 잘 갚을 수 있는가”를 매긴 점수입니다. 가장 높은 AAA부터 가장 낮은 D까지 있고, 보통 BBB- 이상을 ‘투자적격등급’, 그 아래를 ‘투기등급’이라고 부릅니다. 투기등급 채권은 이자가 높은 대신 원금을 못 돌려받을 위험도 큽니다.
2단계. 채권 정보를 조회합니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서 채권의 신용등급, 금리, 발행 조건 같은 정보를 볼 수 있습니다. 회사의 재무 상태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의 사업보고서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3단계. 사는 방법을 고릅니다.
회사채도 증권사 앱의 채권 메뉴에서 사고팔 수 있고, 새로 발행되는 공모 회사채 청약에 참여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거래가 적은 회사채는 팔고 싶을 때 원하는 가격에 팔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도 함께 확인하세요.
5. 직접 투자 vs 채권형 ETF·펀드 차이 2가지
차이 1. 만기가 있느냐 없느냐
개별 채권은 만기가 있어서, 만기까지 가지고 있으면 받을 이자와 원금을 미리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몇 년 뒤 꼭 필요한 돈을 준비할 때 만기를 맞춰 고를 수 있습니다. 채권형 ETF나 펀드는 대부분 만기가 따로 없고, 안에 담긴 채권을 계속 바꿔 가며 운용합니다. 그래서 금리가 변하면 가격도 계속 오르내립니다.
차이 2. 분산과 편리함
ETF나 펀드는 적은 돈으로 여러 채권에 한 번에 나눠 투자할 수 있습니다. 특히 ETF는 주식처럼 장중에 언제든 사고팔 수 있어 편리합니다. 연금저축 계좌에서 채권 ETF를 사면 세액공제 혜택도 받을 수 있습니다. 방법은 연금저축으로 ETF 사는 법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예를 들어 3년 뒤 자녀 대학 등록금처럼 쓸 날짜가 정해진 돈이라면, 만기가 그 무렵인 개별 채권이 계획을 세우기 쉽습니다. 반대로 매달 조금씩 모으면서 필요할 때 꺼내 쓰고 싶다면 채권 ETF가 편할 수 있습니다. 어느 쪽이 정답이라기보다, 돈을 언제 쓸지에 따라 알맞은 채권 투자 방법이 달라진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6. 채권 투자 세금 2가지 — 이자와 매매차익
세금 1. 이자에는 15.4%가 붙습니다.
채권에서 받는 이자는 ‘이자소득’이라서, 지방소득세를 포함해 15.4%가 원천징수됩니다. 원천징수는 이자를 줄 때 세금을 미리 떼고 주는 방식입니다. 이자와 배당을 합친 금융소득이 1년에 2,000만원을 넘으면 다른 소득과 합쳐 계산하는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숫자로 계산해 보겠습니다. 액면가 1,000만원, 표면금리 3%인 채권을 1년 동안 가지고 있으면 이자는 30만원입니다. 여기서 15.4%인 4만6,200원이 세금으로 빠지고, 실제로 받는 돈은 25만3,800원입니다.
세금 2. 개인의 채권 매매차익은 현재 과세하지 않습니다.
채권을 산 값보다 비싸게 팔아서 생긴 이익(매매차익)은 현재 개인에게 세금을 매기지 않습니다. 그래서 금리가 내려 채권 가격이 올랐을 때 팔면, 이자에만 세금이 붙고 가격 차이로 번 돈에는 붙지 않습니다. 다만 채권형 ETF나 펀드는 과세 방식이 다를 수 있으니 상품 설명서를 확인하세요.
예를 들어 1,000만원에 산 채권을 금리가 내린 뒤 1,050만원에 팔았다면, 가격 차이 50만원에는 세금이 붙지 않습니다. 그동안 받은 이자에만 세금이 붙습니다.
그래서 채권 투자 수익을 비교할 때는 겉으로 보이는 표면금리가 아니라, 세금을 뗀 뒤 실제로 손에 쥐는 금액으로 비교해야 정확합니다.
7. 채권 투자 시 주의할 점 5가지
첫째, 신용위험을 확인하세요. 국채가 아니라면, 돈을 빌린 곳이 이자와 원금을 제때 갚지 못할 가능성이 항상 있습니다.
둘째, 만기 전에 팔면 손해가 날 수 있습니다. 금리가 크게 오른 때에 급하게 팔아야 하면, 산 값보다 낮은 가격에 팔아야 할 수 있습니다. 채권 투자에는 만기까지 기다릴 수 있는 여유 자금을 쓰는 것이 좋습니다.
셋째, 거래가 잘 되는지 확인하세요. 거래량이 적은 채권은 팔고 싶을 때 바로 팔지 못할 수 있습니다.
넷째, 세금을 뺀 실제 수익으로 비교하세요. 앞에서 설명했듯 이자에는 세금이 붙으므로, 예금이나 다른 상품과 비교할 때는 세후 금액을 기준으로 봐야 합니다.
다섯째, 금리 전망에 무리하게 걸지 마세요. 금리가 오를지 내릴지 맞히는 것은 전문가에게도 어렵습니다. 가격이 오를 것을 기대하고 장기 채권에 큰돈을 넣으면, 예상이 틀렸을 때 손실도 커집니다. 채권 투자는 ‘얼마를 벌까’보다 ‘이 돈을 언제까지 묶어 둘 수 있을까’를 먼저 정하는 데서 시작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정리하면, 채권 투자 기초는 “금리와 채권 가격은 서로 반대로 움직인다”는 원리에서 출발합니다. 채권은 주식처럼 큰 수익을 노리는 자산은 아니지만, 계좌 전체의 출렁임을 줄여 주는 역할을 합니다. 국채, 회사채, 채권형 ETF의 특징과 세금을 비교해 보고, 자신의 투자 기간과 목적에 맞는 방법을 스스로 골라 보세요.
처음 채권 투자를 공부할 때는 증권사 앱의 채권 메뉴에서 여러 채권의 금리, 만기, 신용등급을 나란히 비교해 보기만 해도 도움이 됩니다. 신용등급이 낮을수록 금리가 높고, 만기가 길수록 금리 변화에 가격이 크게 움직인다는 이 글의 설명을 실제 숫자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출처: 한국은행(bok.or.kr) 통화정책 안내, 기획재정부 국채시장 누리집(ktb.moef.go.kr) 개인투자용 국채 발행 안내,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kofiabond.or.kr). 글 속 금액은 이해를 돕기 위한 예시입니다. 개인투자용 국채 조건과 세제 혜택은 바뀔 수 있으니 공식 안내를 확인하세요.
최종 확인일: 2026년 9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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